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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선물도 소비 양극화…백화점은 한우·와인, 마트는 실속형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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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미 기자    조회Hit 82   작성일2026-09-09 22: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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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추석 선물 시장에서도 소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수십만 원을 넘어 수백만 원에 이르는 고가 선물의 판매가 늘어난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5만원 이하의 실속형 상품이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가격만 낮은 상품을 찾는 소비에서 벗어나 같은 가격대에서도 품질과 구성, 희소성 등을 꼼꼼하게 비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추석 소비를 '가성비'를 넘어 '가치비' 중심의 소비로 분석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의 선물세트 예약 판매는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8일까지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에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20%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10만원 안팎의 상품 가운데 품질과 구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품목별로는 수산 선물세트 판매가 지난해보다 140% 증가했고 떡과 한과 등 전통 간식류 판매도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돈육과 곱창 돌김, 발사믹 등 비교적 가격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 차별화된 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상황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달 8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보다 62.1% 증가했다. 농산과 축산, 수산 선물세트가 모두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특히 와인 판매는 400%를 크게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고가 상품에 대한 수요도 상당했다. 5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의 상품이 전체 판매에서 30.5%를 차지했고, 100만원을 넘는 상품도 14.2%에 달했다. 50만원 이상 고가 선물세트가 전체의 약 45%를 차지한 셈이다.


    한우의 인기도 이어졌다. 20만원대 후반 가격의 암소한우 선물세트가 가장 많이 팔렸으며 300만원을 넘는 최고급 한우 상품도 판매됐다.


    현대백화점 역시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61% 늘었다. 50만원 이상 상품의 비중은 약 38%에 달했고, 70만원에 가까운 프리미엄 한우 선물세트는 판매 시작 이후 품절될 정도로 높은 수요를 보였다.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여전히 실속형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마트의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 5만원 미만 상품은 전체 판매량의 77.4%를 차지했다.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 상품은 14.5%, 10만원 이상 상품은 8.1%였다.


    롯데마트 역시 5만원 미만 상품의 비중이 57.5%로 가장 높았다.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 상품은 33.5%, 10만원 이상 상품은 9%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형마트에서도 고가 상품의 성장세는 눈에 띄었다. 이마트의 경우 2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75% 이상 증가했다. 고급 양주와 굴비, 한우 등의 판매도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 역시 10만원 이상 상품의 비중이 지난해 5.5%에서 올해 9%까지 상승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무조건 저렴한 상품만 찾고 있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제한된 예산 안에서는 실속을 추구하면서도 특별한 선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가격보다 품질과 희소성을 우선하는 소비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일 선물세트에서도 이런 변화가 확인됐다. 이마트에서는 수입과일 선물세트 판매가 지난해보다 157% 이상 증가했고, 롯데마트에서도 열대과일 선물세트 매출이 135% 늘었다.


    특히 기존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과일 구성에서 벗어나 망고 등 수입과일을 조합하거나 바구니 형태로 구성한 상품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육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이마트의 돈육 관련 매출은 60% 이상 증가했는데 일반적인 돼지고기 부위뿐 아니라 돈마호크처럼 차별화된 부위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통적인 명절 선물에서 벗어나 특별한 경험이나 취향을 전달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국가유산 관련 기관과 협업해 선보인 수백만원대 도자기 상품에는 높은 가격에도 지속적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처음 명절 선물 품목에 뷰티와 리빙 상품을 추가했는데, 상담 건수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추석 소비의 핵심 키워드로 '가격 대비 가치'를 꼽고 있다. 대량 구매가 이뤄지는 사전예약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실제 선물을 고르는 과정에서는 받는 사람의 취향과 상품의 품질, 희소성 등을 함께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나타나는 소비 양극화는 현재 한국 소비시장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고물가로 가계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소득 여력이 있는 소비층은 프리미엄 상품에 지출하고, 상당수 소비자는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속형 상품을 선택하는 모습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소비 양극화는 앞으로 유통업계의 상품 전략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백화점은 한우와 와인, 명품 식품 등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하는 동시에 10만원 안팎의 '합리적인 고급 상품'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대형마트 역시 저가 상품 중심의 구성을 유지하면서 한우·주류·수산물 등 고가 선물군을 동시에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앞으로는 단순히 '싸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보다 가격에 비해 품질이나 구성에서 얼마나 만족감을 주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해 추석 소비는 '무조건 아끼는 소비'와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지출하는 소비'가 동시에 존재하는 시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향후 물가와 금리, 가계소득 여건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실속형과 프리미엄 상품 사이의 소비 격차도 국내 내수경기의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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