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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세계 식량 위기 경고…비료 공급 차질에 곡물값 최대 81% 상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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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미 기자    조회Hit 86   작성일2026-10-15 18: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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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비료 운송 재개에 조속히 합의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심각한 식량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유엔의 경고가 나왔다. 중동 전쟁으로 비료 수출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농업 생산에 필요한 비료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파종 시기를 놓치고 수확량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는 비료 공급난이 세계 식량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르제 모레이라 다 시우바 유엔 사무차장은 1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관련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이 수주 안에 비료 운송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파종 시기를 놓칠 경우 농업 생산성이 떨어지고 식량 가격에 미치는 충격도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공급뿐 아니라 비료와 관련 원료의 국제 운송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쟁 이전에는 전 세계 요소 비료 교역량의 약 3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했으며, 해상으로 운송되는 황 물량도 절반 가까이가 이 경로를 이용했다. 요소는 작물 생장에 필수적인 질소를 공급하고, 황은 비료 생산에 활용되는 주요 원료다.


    하지만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뒤 걸프 지역의 비료 수출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6개월이 넘도록 이 지역의 비료 수출은 대부분 정상화되지 못했다.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이어진 휴전 기간 일부 선박의 운항이 재개됐지만, 비료 수송량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비료 공급 차질이 위험한 이유는 농업 생산 과정에서 시기를 놓친 투입재를 나중에 확보하더라도 피해를 완전히 만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농민들이 비료를 구하지 못하거나 가격 부담 때문에 사용량을 줄이면 작물의 생장과 수확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파종과 초기 생육에 필요한 비료가 부족해지면 해당 농번기의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식량 가격에 미칠 잠재적 충격도 상당하다. 국제상업회의소(ICC)가 지난 8월 발표한 연구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와 비료 공급 차질이 심각하게 지속될 경우 세계 곡물 가격이 최대 81% 상승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제시됐다. 유지작물 가격은 최대 66%, 동물성 식품 가격은 최대 30%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수치는 실제로 발생한 가격 상승률이나 확정적인 전망이 아니라 극단적인 공급 차질을 가정한 시나리오다. 곡물 가격이 최대 81% 오른다는 결과는 2026년 비료 비용이 세 배로 상승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의 조건을 전제로 하며, 2020년 가격 수준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따라서 실제 영향은 해협의 통항 재개 시점과 비료 가격, 각국의 재고 및 농업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유엔은 비료 운송을 재개하기 위한 별도의 안전 체계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관련 전담조직을 구성했으며, 미국과 이란이 합의하면 약 7~10일 안에 운송 체계를 가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레이라 다 시우바 사무차장은 하루 다섯 척의 선박만 해협을 통과하더라도 비료 공급이 시급한 국가들에 필요한 물량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오만에 조정센터를 설치해 통항 선박을 등록하고 안전한 운항을 조율한다. 유엔 감시요원은 걸프 지역 항구에서 현지 당국과 함께 화물을 확인하고,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이동 경로를 추적하게 된다. 선박이나 화물에 문제가 제기되면 추가 검사도 실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운송 체계가 준비돼 있더라도 실제 가동을 위해서는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필요하다. 양측은 중재국을 통해 협상안을 주고받고 있지만, 이란이 요구하는 조건과 핵 문제를 협상 초기부터 다뤄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이 맞서면서 해협 재개방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유엔은 비료 운송을 위한 합의를 포괄적인 평화 협상과 별도로 추진하거나 병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국이 전쟁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하는 동안에도 농업 생산과 식량 안보에 직결되는 운송만큼은 우선 정상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른 주요 해상 수송로의 불안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흑해에서는 화물선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으며, 홍해에서도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 여러 해상 운송 경로에서 동시에 차질이 발생하면 비료와 에너지, 농산물의 국제 물류 비용이 함께 상승할 수 있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은 원유 공급 문제를 넘어 세계 농업과 식량 안보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확대되고 있다. 비료 공급이 제때 재개되지 않으면 생산량 감소와 식량 가격 상승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취약 국가의 식량난이 심화할 수 있다. 국제사회가 운송 재개를 위한 외교적 합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한국은 비료 원료와 에너지, 주요 곡물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중동의 해상 운송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여러 경로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이 오르면 수입 비용이 늘고, 비료 원료와 농업용 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농가의 생산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비료 가격 상승은 농산물 생산비에 반영되고, 수확량 감소까지 겹칠 경우 곡물과 식품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 이는 가계의 식료품비 부담을 키우는 동시에 외식업과 식품 제조업체의 원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국내 물가에 미치는 실제 충격은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 물량, 환율, 운송 경로의 대체 가능성 등에 따라 달라진다.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 사료비 부담을 통해 축산물 가격에도 압력이 전달될 수 있다. 식품업계는 원재료 조달 비용과 물류비 상승을 동시에 겪을 수 있으며,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정도에 따라 가계의 체감 물가도 달라질 전망이다.


    향후 핵심 변수는 미국과 이란의 합의 시점,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항량, 비료 생산과 수출의 정상화 여부다. 운송이 조기에 재개되면 공급 부족에 따른 추가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파종 시기를 놓친 지역에서는 물류 정상화 이후에도 생산 감소의 여파가 남을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국제유가뿐 아니라 비료 원료와 곡물 가격, 해상 운임의 움직임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수입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주요 농업 자재의 수급 상황을 살피는 한편, 취약계층의 식품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중동 전쟁의 장기화 여부가 에너지 시장을 넘어 식량 물가와 국내 소비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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