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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해저 케이블·AI 데이터센터 타격 경고…중동 전쟁, 디지털 인프라로 확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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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영미 기자    조회Hit 83   작성일2026-10-14 23: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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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공격이 재개될 경우 걸프 지역의 해저 광케이블과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유조선 공격 등 에너지 공급망을 압박해 온 이란이 이번에는 글로벌 인터넷 통신망과 미국 빅테크 기업의 핵심 인프라까지 타격 대상으로 거론한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가운데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원유 시장을 넘어 세계 디지털 경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국영 IRNA를 통해 전쟁이 재개되면 중동 지역의 해저 케이블과 데이터센터, AI 시설이 이란의 공격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걸프 지역에 위치한 미국의 주요 자산들이 아직 공격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이란은 새로운 타격 능력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튿날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등 적대국이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경우 새로운 전선과 예상하지 못한 대응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내 강경파도 디지털 인프라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란의 강경 보수 성향 일간지 케이한 편집장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주요 국제 해저 케이블을 전략적 압박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에서는 데이터센터와 통신망을 공격하면 미국의 기술 경쟁력과 금융시장, 군사작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도 제기하고 있다.


    중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지역이 세계 인터넷 통신망의 주요 연결 지점이기 때문이다. 대륙 간 데이터 통신은 상당 부분 해저에 설치된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핵심 통신 경로 가운데 하나다. 일부 해저 케이블이 집중된 좁은 해협에서 물리적 충돌이나 시설 파괴가 발생하면 국제 데이터 전송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홍해 남쪽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곳을 통과하는 해저 케이블에 문제가 생기면 통신사업자들은 다른 경로로 데이터를 우회시켜야 한다. 대체 경로가 충분하면 통신이 유지될 수 있지만, 데이터 전송 거리가 길어지고 특정 회선에 트래픽이 집중되면 속도 저하와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대체 경로가 부족하거나 여러 케이블이 동시에 손상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해외 인터넷 접속과 기업 간 데이터 교환에 심각한 장애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해저 케이블은 손상 지점이 바다 깊은 곳에 있거나 정세가 불안정한 해역에 위치하면 복구 작업 자체가 어려워진다. 케이블을 수리할 선박의 접근과 작업 허가가 필요하고, 손상 정도에 따라 복구 기간도 달라진다. 따라서 공격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피해는 케이블 자체에 그치지 않고 통신 서비스와 금융 거래, 클라우드 기반 업무 등 여러 분야로 이어질 수 있다.


    데이터센터 역시 직접적인 폭격만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서버 장비가 파괴되지 않더라도 전력 공급과 냉각 설비, 통신 연결이 끊기면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대형 데이터센터에 장애가 발생하면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기업의 웹서비스와 업무 시스템, 클라우드 기반 응용프로그램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여러 서비스가 소수의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에 의존하는 환경에서는 한 지역의 장애가 다른 지역의 서비스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제공된 보도에 따르면 전쟁 초기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AWS는 이후 복구 과정에서 일부 데이터가 영구적으로 복구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동의 디지털 인프라가 이미 군사적 충돌의 영향권에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걸프 국가들은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경제 다각화 전략의 하나로 AI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UAE의 AI 기업 G42는 미국 오픈AI와 엔비디아 등 기술기업들과 협력해 아부다비에 대형 AI 데이터센터 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된 전력 규모가 5기가와트에 달하는 이 사업은 대규모 전력과 통신망, 안정적인 운영 환경이 필요한 대표적인 AI 인프라 투자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국부펀드의 지원을 바탕으로 AI 기업 휴메인을 설립하고 데이터센터와 아랍어 기반 AI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카타르 역시 해외 투자사와 데이터센터 사업에 나섰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중동 여러 국가에 대한 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걸프 지역은 풍부한 자금과 에너지 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성장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군사적 위험이 높아지면 이러한 투자 전략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자본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 고속 통신망, 냉각 설비와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한다. 시설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커지거나 보험료와 보안 비용이 상승하면 기업들은 사업 일정과 투자 규모를 재검토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인지 다시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경고가 미국과 걸프 국가 사이의 경제·기술 협력에 부담을 주고, 군사작전과 경제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을 높이려는 압박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걸프 국가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환경과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내세워 글로벌 기술기업을 유치해 왔다. 그러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이 지역에 구축된 디지털 시설이 새로운 안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다만 이란의 경고가 실제 공격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해저 케이블과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공격은 해당 시설을 운영하는 기업뿐 아니라 중동 국가와 세계 각국의 민간 이용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국제사회의 대응과 추가적인 군사적 긴장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인터넷 통신망은 여러 경로로 연결돼 있어 특정 시설의 손상이 곧바로 세계 인터넷 전체의 마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영향은 피해 시설의 위치와 규모, 대체 경로 확보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은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자동차, 금융 등 디지털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중동에서 해저 케이블이나 데이터센터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 글로벌 인터넷 통신 지연과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가 국내 기업의 해외 업무와 데이터 교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영향은 실제로 손상되는 케이블과 데이터센터, 우회 통신망의 여유 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동시에 확대될 경우 한국경제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와 해상 운송 비용이 상승하면 원유 수입 부담과 기업의 생산·물류비가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디지털 인프라 위험까지 더해지면 기업들은 에너지 공급망뿐 아니라 데이터 저장과 통신 경로, 클라우드 운영 체계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AI 산업 측면에서는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중동의 데이터센터 건설이나 투자 일정이 지연되면 반도체와 서버,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의 수주 일정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반면 기업과 국가가 데이터센터를 여러 지역에 분산하고 통신망의 중복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 관련 반도체와 네트워크 장비, 보안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가 한국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실제 투자 재편과 수주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앞으로는 전통적인 에너지 안보와 함께 디지털 인프라 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기업은 주요 해저 케이블의 경로와 대체 회선, 해외 클라우드 의존도, 데이터 백업 체계 등을 점검하고 특정 지역에 장애가 발생해도 핵심 업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중동의 군사적 충돌이 실제 디지털 시설 공격으로 확대될 경우 그 여파는 해당 지역에 머물지 않고 세계의 통신과 금융, AI 산업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 한국 역시 에너지 공급망과 디지털 공급망을 함께 관리하는 복합적인 위기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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