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공포 확산…금융권 넘어 한전·대학까지 사이버 보안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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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기관을 겨냥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에너지 공기업과 대학에서도 개인정보 노출 사례가 확인되면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특정 기업만을 노린 공격을 넘어 여러 기관의 취약점을 동시에 공략하는 방식으로 위협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을 공격하는 데 활용된 일부 해외 인터넷주소가 토스뱅크 서버에도 접근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됐다. 올해 초부터 7~8월까지 모두 14차례 접근 시도가 있었지만 토스뱅크가 이를 차단해 현재까지 고객정보가 유출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신한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예가람저축은행 등 여러 금융회사에서 해킹 또는 개인정보 노출 사고가 이어졌다. 확인된 피해 규모도 기관별로 수십 명에서 수만 명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여러 금융기관에서 유사한 공격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공격자가 인터넷주소를 바꿔가며 여러 기관을 대상으로 공격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해 공격 대상을 자동으로 선별하고 대규모 공격을 수행하는 방식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보안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사이버 공격의 대상이 금융권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전력에서는 직원 약 2만4천명의 이름과 소속, 전화번호 등이 외부 웹페이지에 노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한전은 사고를 인지한 뒤 관련 시스템 접근을 차단하고 해당 웹페이지 운영자에게 정보 삭제를 요청했다.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정보나 고객정보가 노출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학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사이버대학교에서는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입학 지원자 등의 개인정보로 추정되는 자료가 외부 사이트에 게시된 사실이 확인됐다.
노출 가능성이 있는 정보에는 이름과 학번, 생년월일, 연락처, 이메일, 주소뿐 아니라 학과와 학적 상태, 입학 및 학력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주민등록번호와 비밀번호, 계좌번호 등 주요 정보는 암호화돼 있으며 현재까지 복호화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금융기관과 공기업, 교육기관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개인정보 사고가 잇따르면서 개별 기업 차원의 보안 점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보안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침해사고 대응 체계를 비상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최고정보보호책임자 신고 대상 기업 약 2만8천곳에도 보안 점검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금융회사뿐 아니라 학교와 공공기관, 에너지·통신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기반시설 운영기관까지 보안 관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개인정보가 한 기관에서만 유출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문제로 꼽힌다. 이름이나 연락처, 직장, 학력, 금융정보 등이 서로 다른 경로에서 유출된 뒤 결합되면 특정인을 정밀하게 겨냥한 피싱이나 사기 범죄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발전도 새로운 변수다. 공격자가 AI를 활용하면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공격 대상을 찾고 개인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피싱 메시지를 제작하는 일이 과거보다 쉬워질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탈취한 정보와 공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특정인을 겨냥하는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대응도 단순히 해킹을 막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과 기관은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과 계정 권한을 점검하고 협력업체나 외주업체의 보안 관리까지 포함한 전반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개인 역시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문자나 이메일에 포함된 링크를 통해 확인하기보다 해당 금융회사나 기관의 공식 앱과 대표번호를 직접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여러 사이트에서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습관을 피하고 다중인증을 활성화하는 것도 계정 탈취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금융권을 넘어 공기업과 대학 등으로 확산될 경우 기업들의 사이버 보안 투자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안 솔루션과 관제 서비스, 개인정보 보호 기술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에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기업 입장에서는 보안 시스템 구축과 인력 확보, 사고 대응 비용이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개인정보 사고가 반복될 경우 소비자의 금융기관과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기업의 평판과 영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AI가 사이버 공격에도 적극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향후 보안 시장은 단순한 방화벽이나 백신 중심에서 벗어나 AI 기반 이상징후 탐지, 실시간 위협 분석, 계정 접근 통제 등으로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가 디지털 금융과 온라인 플랫폼, 클라우드, AI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수록 사이버 보안은 기업의 선택적 비용이 아니라 핵심 인프라 투자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개인정보를 많이 보유한 금융기관뿐 아니라 대학·병원·공공기관·에너지기업 등 사회 기반시설 전체에 대한 보안 기준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기업의 보안 수준이 소비자가 서비스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앞으로의 사이버 보안 경쟁은 '해킹을 당하지 않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격을 조기에 발견하고 피해 확산을 차단하며, 유출된 정보가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능력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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