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최상위 AI ‘제미나이4 아르곤’ 공개…강력해진 만큼 일반 공개는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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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약 7개월 만에 차세대 최상위 인공지능(AI) 모델을 공개하며 오픈AI와 앤트로픽을 비롯한 글로벌 AI 경쟁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새 모델은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코딩과 금융·법률 등 전문 업무, 사이버보안처럼 복잡한 작업을 장시간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구글은 이번 모델을 일반 이용자에게 곧바로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성능이 높아진 만큼 사이버 공격이나 악용 가능성도 커졌다고 판단해 우선 신뢰할 수 있는 보안 전문가와 기관 등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사용을 허용하면서 안전성을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구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한 모델은 ‘제미나이4 아르곤’이다. 앞서 올해 2월 제미나이 3.1 프로를 선보인 이후 약 7개월 만에 나온 새로운 최상위급 모델이다.
제미나이4 아르곤의 가장 큰 특징은 복잡한 작업을 여러 단계에 걸쳐 수행하는 능력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개발뿐 아니라 금융 분석, 법률 업무, 세무 관련 작업과 사이버보안 등 전문적인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델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시간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출력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최대 출력 한도를 기존 6만4000토큰에서 100만토큰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한 번의 요청으로 방대한 코드나 문서를 분석하고 장시간에 걸친 작업을 이어가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구글의 설명이다.
성능 평가에서도 높은 결과를 내세웠다. 구글에 따르면 제미나이4 아르곤은 장시간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평가하는 일부 코딩 벤치마크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의 경쟁 모델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금융과 법률 등 기업의 전문 업무를 평가하는 시험에서도 경쟁 모델을 앞서거나 높은 수준의 결과를 보였다고 구글은 밝혔다.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찾아내고 이를 수정하는 능력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글이 사이버보안을 주요 활용 분야로 내세운 것도 주목된다. 최신 AI가 소프트웨어를 직접 분석하고 코드를 수정하는 능력이 발전하면서 사이버 공격에 활용될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글은 ‘페어윈드 프로그램’을 통해 검증된 사이버보안 방어 조직과 정부, 주요 인프라 운영기관 등 제한된 사용자에게 우선 모델을 제공할 예정이다. 실제 환경에서 모델을 사용하게 하면서 오용 가능성과 보안 취약점을 확인하고 보호 장치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일반 이용자가 제미나이4 아르곤을 언제부터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구글은 향후 개발자와 기업, 일반 소비자 등으로 접근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단계적인 공개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유료 API 이용자와 구글의 AI 울트라 가입자 등을 중심으로 제공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제시됐다. 초기 API 가격은 입력 100만 토큰당 2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10달러로 책정됐으며 초기 기간 이후 가격은 각각 4달러와 20달러로 조정될 예정이다.
이번 모델 공개는 구글이 생성형 AI 경쟁에서 다시 존재감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고성능 AI를 앞세워 개발자와 기업 시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구글 역시 단순한 검색·챗봇 기능을 넘어 실제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특히 코딩과 금융·법률 같은 전문 분야는 AI 기업들이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주목하는 시장이다. 기업의 개발자와 연구자, 금융·법률 전문가들이 AI를 업무에 직접 활용하게 되면 일반적인 정보 검색보다 훨씬 높은 사용량과 서비스 매출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AI 모델의 경쟁 기준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질문에 얼마나 정확하게 답하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면, 앞으로는 수십만 토큰에 달하는 자료를 이해하고 복잡한 업무를 여러 단계로 나눠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제미나이4 아르곤의 100만 토큰 출력 능력 역시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단순히 긴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코드와 문서, 기업 자료 등을 장시간 처리하면서 하나의 업무를 끝까지 수행하는 AI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벤치마크 성적이 실제 업무에서의 성능을 그대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보도에서는 구글 내부에서도 실제 코딩 업무에서의 활용성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구글 측은 제미나이4가 코딩 등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결국 일반 공개 이후 실제 이용자들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할 전망이다.
이번에 일반 공개를 제한한 결정 역시 향후 AI 산업의 중요한 흐름이 될 수 있다. AI가 강력해질수록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 자동화, 악성 코드 제작, 취약점 탐색 등 악용 가능성에 대한 관리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구글은 우선 제한된 환경에서 모델을 검증한 뒤 접근 범위를 넓히는 방식을 선택했다. 최첨단 AI의 경쟁에서 ‘얼마나 강력한 모델을 만드는가’뿐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게 배포할 수 있는가’가 기업 경쟁력의 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제미나이4 아르곤과 같은 최상위 AI 모델의 등장은 국내 IT·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고성능 AI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려면 막대한 연산능력과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AI 모델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메모리,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 AI 모델이 복잡한 장기 업무를 수행할수록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와 연산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고성능 서버와 메모리 수요가 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코딩과 금융·법률 등 전문 업무를 AI가 직접 수행하는 수준까지 발전하면 기업들은 단순한 문서 작성 도구를 넘어 AI를 업무 프로세스 자체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AI 성능이 빠르게 높아질수록 국내 기업들이 해외 AI 모델을 사용하는 데 따른 비용과 기술 의존도 문제도 커질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거나 글로벌 모델과 결합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글로벌 AI 경쟁에서는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가격, 추론 비용, 데이터 보안, 기업용 서비스, 사이버보안 대응 능력 등이 함께 경쟁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제미나이4 아르곤의 제한적 공개는 최첨단 AI가 상용화되는 과정에서 안전성 검증 역시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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