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이상 고액자산가, 결국 ‘삼전·하이닉스’로 몰렸다…달라진 투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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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예탁자산 10억원 이상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것으로 조사됐다.
키움증권이 예탁자산 10억원 이상 및 30억원 이상 고객의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SK하이닉스의 선호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들의 국내주식 보유 상위 종목은 지난해 7월 삼성전자, 네이버, SK하이닉스, 카카오, 두산에너빌리티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 7월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두산에너빌리티, 네이버 순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으로 조사됐다. 눈에 띄는 변화는 SK하이닉스였다. 지난해 3위였던 SK하이닉스가 네이버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30억원 이상 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지만, 올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현대차,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전기 등이 상위권에 자리했다.
연령별로 보면 투자 성향의 차이도 확인됐다.
20대 이하와 30대 고액자산가들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0대 이하 고액자산가의 상위 5개 종목에도 포함되지 않았지만 올해는 최상위권으로 올라섰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높은 선호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30대부터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주요 보유 종목으로 나타났다. 배당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우선주에 대한 선호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지난해 고액자산가들의 주요 보유 종목에 포함됐던 일부 종목들은 올해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알테오젠과 롯데케미칼, 카카오, 포스코홀딩스 등이 대표적이다.
고액자산가 자체도 빠르게 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개인 고객은 905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예탁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은 1년 전보다 81%, 30억원 이상 고객은 약 9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의 전체 예탁자산도 49.1%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단순히 ‘부자들이 어떤 종목을 샀느냐’가 아니다.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성장 가능성이 큰 반도체 대형주로 다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인공지능 산업 확대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커질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반도체 업종은 글로벌 경기와 IT 수요, 메모리 가격, 기업들의 설비투자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산업이라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 측면에서는 반도체 수출과 기업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경우 수출 증가와 무역수지 개선, 설비투자 확대, 관련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이 국내 증시 전체의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향후 관건은 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다.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투자가 계속 확대되고 메모리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반도체주의 시장 주도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이미 주가가 크게 상승한 상황에서 업황 기대가 실적보다 빠르게 반영될 경우 조정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고액자산가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투자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반도체 업황과 실적, 밸류에이션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삼전·하이닉스 쏠림’은 국내 고액자산가들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대표 대형주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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